‘수업 시간이 늘었다’와 ‘학교가 수업 시간을 늘렸다’는 어떻게 다를까
‘늘다’와 ‘늘리다’를 뜻만 외우면 주어와 조사가 달라지는 이유를 놓치기 쉽다. 한국어기초사전의 수량·능력·시간 관련 뜻과 문형을 비교하고, 학습용 새 예문을 바꾸어 쓰는 연습을 안내한다.

핵심 요약
- ‘수업 시간이 늘었다’와 ‘학교가 수업 시간을 늘렸다’는 같은 변화를 서로 다른 자리에서 보여 준다.
- 첫 문장은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두 번째 문장은 누가 무엇을 바꿨는지를 드러낸다.
‘수업 시간이 늘었다’와 ‘학교가 수업 시간을 늘렸다’는 같은 변화를 서로 다른 자리에서 보여 준다. 첫 문장은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두 번째 문장은 누가 무엇을 바꿨는지를 드러낸다. ‘늘다’와 ‘늘리다’의 뜻을 따로 외우는 것보다 주어와 조사를 함께 읽어야 이 차이가 보인다.
국립국어원 한국어기초사전에서 ‘늘다’는 수나 양이 많아지는 뜻(2번), 재주나 능력이 나아지는 뜻(4번), 시간이나 기간이 길어지는 뜻(6번)을 따로 설명한다. ‘늘리다’에도 이에 대응하는 뜻이 있다. 차이를 만드는 핵심은 변화의 결과를 말하는지, 그 변화를 일으키는 행동을 말하는지다.
‘1이 늘다’와 ‘1이 2를 늘리다’를 문장으로 읽기
사전은 위 뜻들에서 ‘늘다’의 문형을 ‘1이 늘다’, ‘늘리다’의 문형을 ‘1이 2를 늘리다’로 제시한다. 여기서 1과 2는 사람 수나 증가량이 아니다. 문장에 들어갈 말의 자리를 표시한다.
- 연습 문제가 늘었다. ‘연습 문제’가 ‘이/가’ 자리에 놓인 주어다. 문제의 수가 많아진 결과를 전한다.
- 선생님이 연습 문제를 늘렸다. ‘선생님’이 주어이고 ‘연습 문제’가 ‘을/를’ 자리에 놓인 목적어다. 누가 그 수를 많게 했는지 드러난다.
‘늘다’에 주어가 없는 것은 아니다. ‘문제가’, ‘시간이’, ‘실력이’처럼 달라진 것 자체가 주어로 나온다. ‘늘리다’에서는 ‘학교가’, ‘선생님이’, ‘제가’처럼 변화를 일으키는 쪽을 주어로 표현할 수 있다. 물론 실제 대화에서는 이미 아는 주어를 생략하기도 한다. ‘시간을 늘렸어요’처럼 주어가 보이지 않아도 ‘시간을’이라는 목적어와 ‘늘렸다’의 형태를 함께 살펴야 한다.
수량·시간·실력은 같은 ‘증가’여도 뜻 번호가 다르다
다음 문장은 모두 편집부가 학습을 위해 새로 구성한 예시다. 같은 명사를 두 문형에 넣어 보면 차이가 더 분명하다.
| 이야기하는 변화 | 결과 중심: 늘다 | 행동 중심: 늘리다 |
|---|---|---|
| 수·양(사전 뜻 2번) | 발표 기회가 늘었다. | 담당 교사가 발표 기회를 늘렸다. |
| 시간·기간(뜻 6번) | 동아리 활동 시간이 늘었다. | 동아리 회장이 활동 시간을 늘렸다. |
| 능력(뜻 4번) | 제 한국어 말하기 실력이 늘었다. | 저는 한국어 말하기 실력을 늘리고 싶다. |
‘수업 시간이 늘었다’는 시간이 길어졌다는 6번 뜻과 연결된다. 반면 ‘한국어 실력이 늘었다’는 양이 많아지는 2번 뜻이 아니라 능력이 나아지는 4번 뜻에 가깝다. 단어 하나에 여러 뜻이 있어도 문형은 비슷할 수 있으므로, 사전의 뜻 번호와 주변 명사를 같이 확인해야 한다.
한 상황을 두 문장으로 바꾸는 연습
먼저 ‘지난주보다 말하기 연습 시간이 길어졌다’는 학습 상황을 떠올려 보자. 결과만 적으면 ‘말하기 연습 시간이 늘었다’가 된다. 학습자가 스스로 계획을 조정한 행동을 말하면 ‘저는 말하기 연습 시간을 늘렸다’가 된다. 무엇이 주어인지, ‘을/를’이 붙은 말이 있는지 표시하면서 두 문장을 비교한다.
이제 다음 빈칸에 ‘늘었다’ 또는 ‘늘렸다’를 넣어 보자.
- 이번 달에는 학교 행사에 참여할 기회가 ______.
- 지도 교사가 이번 달의 발표 기회를 ______.
- 매일 연습한 뒤 제 발표 실력이 조금 ______.
정답은 차례대로 늘었다, 늘렸다, 늘었다다. 첫째와 셋째 문장은 달라진 기회와 실력이 주어이고, 둘째 문장은 교사가 기회를 많게 한 행동을 말한다. 셋째 문장에서 ‘실력’은 앞서 확인한 사전 뜻 4번의 대상이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문장을 하나씩 만든다. 예를 들어 ‘한국어 듣기 시간이 늘었다’라고 썼다면, 누가 시간을 조정했는지 밝히는 ‘저는 한국어 듣기 시간을 늘렸다’로 다시 써 본다. 단어장에도 번역 뜻만 남기지 말고 ‘1이 늘다 / 1이 2를 늘리다’와 자기 예문 한 쌍을 같이 적는다. 다음에 다른 명사를 만나도 주어와 조사를 바꿔 설명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연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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